눈꺼풀이 몇 번이고 여리게 떨렸다가 감기기를 반복했다. 제 허벅지 위에 누워 몇 번의 눈 깜박임을 반복하는 아라키타 야스토모를 보고 킨조 신고는 틈을 내어주지 않는 그것을 손으로 잡고 벌렸다. 가뜩이나 작은 것을 억지로 벌리니 아라키타는 인상을 찌푸렸고 삐딱하게 삐뚤어진 입술의 틈새로 작게 씨부렁거렸다. 아프다고……. 그럼 눈을 감지 않으면 돼.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니까?! 아라키타는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서 킨조에게 따지려다가 킨조의 팔에 막히자 몸을 일으키다 말았다. 킨조가 위에서 꾹 눌러오니 그걸 치우고 몸을 세울 방법이 없었다.
아라키타는 다시 얌전히 킨조의 허벅지 위에 누웠고 킨조는 안약 병의 입구를 눈알에 가까이 가져다대어 아라키타의 눈이 제대로 뜨인 것을 확인한 뒤에 병의 몸통을 눌렀다. 방울이 눈알 표면에 떨어지려는 순간 또 눈을 감아버리는 아라키타의 행동에 킨조는 결국 웃음이 터졌다. 눈을 꼭 감고는 떠는 모습이 평소와 달라 퍽 귀여웠다. 킨조의 웃음소리에 아라키타는 떨떠름해지려는 표정을 억지로 감추고는 자유로운 손으로 킨조의 얼굴을 뒤로 밀었다. 웃지 마. 졸라 민망하거든? 왜, 귀엽잖아. 안약을 못 넣는다니. 귀여운 게 다 얼어서 뒤졌나보지……. 아라키타는 통 답이 나오지 않는 제 눈과 안약을 생각하며 혀를 찼다. 벌써 몇 번째 시도하는 건지, 1/3은 줄어있는 안약의 내용물과 촉촉하다 못해 축축한 눈가에 잘못하면 안약을 한 통 더 사야할 지도 모른다며 킨조는 우스갯소리나 해대었다.
눈알은 건조해서 빠질 것 같은데 안약은 안 들어가고, 슬슬 답답함에 죽어버릴 것 같은 아라키타의 표정에 킨조는 일단 다시 넣어보겠다며 안약을 눈가에 대었고, 아라키타는 눈을 꾹 감았다가 느릿하게 반만 떴다. 킨조는 눈을 벌리려다가 잠시 멈추었고 감은 건지, 뜬 건지 구분할 수 없는 그 눈에다 그대로 안약을 떨어트렸다.
예고 없는 안약의 습격에 아라키타는 또 눈을 감았고, 킨조는 허리를 숙였다. 도톰한 입술이 제 입술에 와 닿았다. 킨조는 다물린 입술 사이를 혀로 비집어가며 열었고 아라키타의 입 안에 남아있던 숨결을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몇 초간이야 괜찮았겠지만 길어지는 키스에 아라키타는 킨조의 등을 쳐가면서 숨 막히니 꺼지라며 발버둥 쳤고, 아라키타의 인상이 거침없이 찌푸려질 무렵 킨조는 입술을 떼었다. 아라키타는 급하게 숨을 먼저 들이쉬었고 이어서 킨조한테 소리 질렀다.
시발, 안약 넣는다, 넣는다하니까 니 아들내미도 넣고 싶어졌냐? 갑자기 뭔! 뭐긴, 안약 넣을 준비를 하는 거다. 제 말을 끊어가면서까지 답하는 킨조의 너스레에 아라키타는 할 말을 잃었다. 어이없는 웃음만 몇 번이고 뱉다가 이어지는 킨조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앞으로는 눈 한 번 감을 때마다 키스 한 번이야. 알아들었겠지. 아라키타. 질린 얼굴의 아라키타는 제 손으로 눈꺼풀을 벌려가며 인상을 찌푸렸다. 시발, 빨리 넣어라. 킨조는 웃음을 감추지 않고 안약의 몸통을 눌렀고, 아라키타는 다섯 번의 키스 이후에야 점안을 끝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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