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타카] 타카스기가 긴토키를 만나러 올 뿐인 글.

 

 

 

 

그리움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고, 없으니 오히려 신경이 쓰인다는 말로 덮기에는 농도가 짙었다. 시선이 분산되는 흰 곱슬머리가 눈앞에 없으니 오히려 거슬렸다. 이렇게 거슬릴 정도로 그 녀석과 오래 붙어있었던 건 옛날의 일이 고작이건만, 타카스기는 샤미센의 줄을 몇 번이고 튕기다가 그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정확히는 던져놓았다. 분명한 것은 평소 본인의 악기를 소중히 여기는 그가 할 행동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디 가서 허튼 짓을 할 놈은 아니다. 그런 말로 위안을 삼으려 했지만, 그 녀석의 행동을 되돌아보면 허튼 짓을 하고도 남을 놈이었다. 그는 하오리를 걸치고 삿갓을 썼다. 대뜸 찾아가서 얼굴을 볼 정도로 서로가 살가운 사이냐고 물어보면, 스스로 부정할 정도의 사이였다. 다만 대답에 공백 정도는 두어도 좋은 사이였다. 그 공백 정도의 사이, 굳이 정의하자면 그 정도였다.

 

함선 바깥의 에도는 시끄러웠다. 이 나라의 사람들이란, 축제를 과도하게 좋아하는 것들뿐이었다. 어딘가는 한 군데 정도야 늘 떠들썩했지만 오늘은 더했다. 곳곳에 붙은 포스터가 요란했다. 여름 불꽃 축제. 타카스기는 글자를 한번 훑고서는 고개를 돌렸다. 이런 소란이면 자신이 돌아다니기가 훨씬 수월했다. 순찰이라는 명목으로 돌아다니는 진선조만 마주치치 않는다면 더더욱.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 바보가 불꽃놀이다 뭐다 해서 바깥에 나가 있는 경우였다. 그런 걸 보며 감탄할 정도의 감수성을 가졌던가. 짧게 중얼거리며 타카스기는 해결사 사무실로 발걸음을 재게 놀렸다. , 하는 사람들의 함성 소리 사이로 눈이 아플 정도의 밝은 불꽃이 터져나갔다. 몰린 사람들의 틈바구니로 검은 제복이 보였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서로 동일했다. 이 사이를 빠져나가는 것은 작은 체구의 타카스기가 더 용이했다. 붉은 눈의 녀석과 마주치고, 녀석의 동공이 커지고, 제 이름과 같은 무엇을 외치는 것이 보였지만 신경을 쓸 생각은 없었다. 피차 정신이 나가있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사람들의 사이에서 칼을 빼어들고, 바주카를 쏠 정도로 정신이 없는 녀석은 아니라 생각했다.

 

축제의 중심지를 빠져나오니 거리는 조용했다. 시기가 적절했다. 모든 순찰은 축제가 열리는 시가지를 중심으로 돌았다. 가부키쵸가 고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모든 인파가 그쪽에 몰려있었다. 삿갓을 한 번 고쳐 쓰고 스낵 오토세의 앞에 섰다. 제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만 아니면 좋을 텐데. 슬쩍 인상을 찌푸리고 타카스기는 2층 계단에 올라섰다. 낡은 계단이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 소리가 들리는 것은 꼭 바깥에 한정해서만은 아니었는지, 해결사 사무실의 미닫이 문 안쪽으로 성의 없는 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 발걸음 소리가 꼭 자신이 찾는 사람이라는 법은 없었다. 타카스기는 벽에 몸을 바짝 붙이며 숨을 죽였다. 문이 열렸지만 말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니었다.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현관을 쳐다보고 있는 듯 했다. 잘못 들었나?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타카스기는 벽에서 몸을 떼고 다시 한 걸음씩 계단을 올라갔다. 미닫이 문이 반쯤 닫히다가 다시 열렸다. , 뭐뭐뭐야. 귀신? 남성의 목소리는 잔뜩 당황한 것처럼 말을 더듬으며 문을 완전히 열어젖혔다. 그리고 앞에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 식겁하며 소리 질렀다. 타이밍 좋게 뒤쪽에서는 시끄러운 불꽃이 터졌다.

 

 

 

 

아직도 귀신을 무서워하는 건가, 네놈은.”

어라? 네 놈, 결국 죽어버린 건가. 멀쩡히 성불하기를 바랐는데.”

멀쩡히 살아있다.”

 

 

 

 

뒤로 나자빠진 것이 민망할 정도로, 앞에 있는 사람은 무덤덤했다. 긴토키는 눈을 느릿하게 껌벅거리다가 두 손으로 세수하듯 얼굴을 비볐다. 다시 한 번 뒤쪽에서 불꽃이 터지고 긴토키는 허무한 웃음을 몇 번이고 뱉을 뿐이었다.

 

 

 

 

같이 불꽃놀이라도 보러 가자고? 긴상이랑 너랑, 그렇게 친근한 사이였던가.”

불꽃이야 여기서라도 보면 그만이야.”

, 좋아. 마침 우리 집의 꼬맹이들도 없으니까. 타이밍이 좋았네.”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에, 타카스기는 아까의 질문을 되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친근한 사이였던가, 우리. 그렇지만 그 말은 목구멍 바로 위에서 삼켜버렸다. 하루쯤은 이렇게 보내도 좋지 않을까. 라는 약한 생각이 잠깐 들었다. 불꽃이 연달아 터졌다. 겨우 목구멍을 빠져나온 타카스기의 질문은 그 소리에 묻혀버려 들리지 않았다.

 

 

 

 

안 들어오고 뭐해? 문턱이 너무 높아서 발이 안 닿나?”

헛소리.”

 

 

 

 

긴토키는 그 얄미운 얼굴로 싱글싱글 웃어대었다. 타카스기의 몸이 사무실의 문턱을 지나고, 해결사 사무실의 미닫이 문이 닫혔다. 갈 곳 없는 물음은 불꽃 소리에 묻혀 흩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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