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키 | 진단메이커 - 당신의 진실보다는 거짓말이 인상 깊었다.

 

 

 

마키시마 유스케라는 남자는 그랬다. 말하기 싫은 것이 있으면 절대로 말하지 않았고, 남 비위를 맞춰가며 입 발린 말은 하는 경우도 없었다.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경우는 있어도 거짓을 말하는 경우는 없었다. 거짓을 말할 바에야 차라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마키시마 유스케였다. 그것은 그가 유독 말주변이 없어서 나오는 특징일 지도 몰랐다. 가뜩이나 말도 못하는데 거짓말도 해서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믿는다면 큰일이잖니? 우스갯소리마냥 던졌던 말이지만 반 정도는 진심일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마키시마의 거짓말은 유독 알아채기가 힘들었다. 더듬거리며 횡설수설 하는 것도, 제대로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도 당황스러울 때 나오는 언제나의 버릇이기에 이것이 거짓인지 아니면 또 말문이 막힌 건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의 연인인 토도 진파치도 마찬가지였다. 눈치를 묻자면 오히려 빠른 편인 남자였다. 그렇지만 유독 마키시마의 거짓말은 듣고서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연인이라는 이유로 거짓말 또한 넘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신뢰라는 것은 중요한 것이었고 특히 연인사이의 신뢰는 깨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신념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토도의 그런 고정관념을 알고 있었기에 마키시마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면 그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아주 가끔 하는 거짓말도 토도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냐고 물었을 때 더듬거려가며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마키시마 유스케가 토도 진파치에게 크나큰 거짓말을 한 일이 딱 한 번 있었다. 토도는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인터하이가 끝나고 마키시마가 영국으로 유학을 가기 전, 토도는 그를 불러내어 친구로서가 아닌 연인으로서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고백했고, 마키시마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난 아니라네. 그것은 마키시마가 토도에게 처음으로 한 큰 거짓말이었다. 토도는 아직도 그 일에 대해서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중얼거리고는 했다. 신기한 일이지, 그 때는 목소리도 떨리지 않았고, 시선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내가 처음으로 알아차린 마키쨩의 거짓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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