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Z
자취방의 작은 창문을 타고 햇빛이 넘어들었다. 사카타 긴토키는 제 눈가 근처에 끊임없이 머물러 있는 햇빛에 몇 번이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벗기를 반복하다가 숨 막히는 더위에 이불을 걷어찼다. 여름 이불이라지만 7월의 더위는 이불을 덮어쓰고 잘 수 있을 만한 날씨가 아니었다. 더워서 뒤지겠네. 진짜. 선생답지 않은 어휘를 사용하며 땀으로 흠뻑 젖은 민소매티를 펄럭인 긴토키는 상체를 반쯤 일으켰다가 아직도 곤히 잠들어있는 제 옆 사람을 보며 다시 침대로 누웠다. 옆에 사람 하나가 더 누워있으니 평소보다 두 배는 더운 것이 당연했다. 땀으로 머리카락이 축축한데도 끈질기게 이불을 품에 안고 놓아주지 않는 학생 하나를 보며 긴토키는 슬쩍 웃었다. 있지, 타카스기? 타카스기군? 이불 대신 선생님을 안아줄 생각은 없어? 눈도 뜨지 않은 사람을 괴롭히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제가 옆에 없어도 잘만 잘 것 같은 모양새를 보니 짓궂음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긴토키는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제게 등을 돌리고 누운 타카스기의 옆구리에 팔을 감고, 허벅지에는 다리를 감았다. 머리카락과 비슷하게 땀으로 흥건한 뒷목에 긴토키는 입술을 부벼댔다. 흥건한 땀이 문제인지 가볍게 입술만 가져다대는 것 치고는 쪽쪽 소리가 질척했다. 타카스기는 작게 앓는 소리를 내다가 단순한 벌레라고 생각했는지 뒷목을 대충 문지르고 다시 이불을 잡았고, 긴토키는 어이없음에 헛웃음을 뱉었다.
타카스기, 지각이다. 지각. 일어나. 물론 여름 방학의 중턱이었지만 긴토키는 본격적으로 타카스기를 깨우려고 귓가에 속삭였다. 여전히 손만 휘젓는 타카스기의 반응에 긴토키는 모로 누운 타카스기의 몸을 똑바로 눕히고 이불을 빼앗아 바닥에 던졌다. 앓는 소리가 이어졌지만 타카스기는 눈을 뜨지 않았고 긴토키는 타카스기의 허벅지에 올라탔다. 무……거워. 한숨처럼 흘러나오는 잠꼬대를 무시하고 긴토키는 허리를 숙였으며 얇게 벌려진 타카스기의 입술에 뽀뽀하고는 서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긴토키는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제 옷을 아무거나 던져줬더니 사이즈가 맞지 않았는지 티셔츠의 목 부근이 쇄골 아래 훨씬 넘어서 끝나있었다. 자는 상대에게 정도를 넘어서는 짓은 하면 안 된다고, 머릿속의 당분 요정 하나가 소리쳤지만 긴토키는 아침이라 혈기왕성한 제 아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저, 타카스기를 깨우는 것뿐이라며 긴토키는 타카스기의 쇄골에 이를 박았고 그와 동시에 뒤통수가 욱신거렸다. 뭐하는 거야, 선생. 잠겨서 갈라지는 목소리가 긴토키의 귀를 물었고, 긴토키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며 어색하게 입가를 올렸다. ……일어났네. 잘 잤어? 일어나자마자 개새끼 하나가 발정이 나있어서 별로. 안 일어나길래, 깨우려고 그랬지. 긴토키가 타카스기의 허벅지에서 내려가자 타카스기는 찜찜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씻으러 간다. 땀으로 젖은 옷이 찜찜한지 몇 번이고 옷자락을 잡아 몸에서 때어내던 타카스기는 그렇게 말했고, 긴토키는 그 뒤를 따르며 타카스기의 허리를 안았다. 자연스럽게 상의 안쪽으로 들어가 제 허리를 더듬거리는 손에 타카스기는 완벽하게 할 말을 잃었다.
……살이 좀 붙었다? 신경 끄시지. 발꿈치로 긴토키의 발등을 짓이기고 타카스기는 선반에서 수건을 꺼냈다. 긴토키는 소리 없이 무너져 제 발등을 부여잡다가 타카스기가 욕실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을 외쳤고 타카스기는 고개를 돌렸다. 역시, 여름방학 동안은 선생님과 사는 게 어때, 타카스기. 이 선생님은 일어나자마자 타카스기 군을 봐서 엄청 기분이 좋았는데 말이죠. ……봐서. 짧은 대답을 끝으로 욕실로 들어가려던 타카스기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가 이어 말했다. 전혀 생각이 없다는 건 아니야. 땀 냄새 나니까 옷이나 갈아입어. 선생. 긴토키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하다가 부여잡고 있던 발등을 놓고 닫히려던 욕실의 문을 부리나케 잡았다. 같이 씻을까? 씻겨줄 테니까 천천히 생각해보는 건 어때. 타카스기는 조용히 말했다. 꺼져.
'글 > 2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켄쿠로켄] 2016. 05. 27 (0) | 2016.05.27 |
---|---|
[신아라] 신아라 전력 - 꽃 (0) | 2016.05.20 |
[킨아라] 2016. 05. 15 (0) | 2016.05.15 |
[토마키] 난로님 리퀘스트 (미완성) (0) | 2016.05.06 |
[산사카] 2016. 04. 19 (0) | 2016.04.19 |